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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정산·컴플라이언스, 실무 영어에서 자주 어긋나는 표현들

2026-07-21
리스크·정산·컴플라이언스, 실무 영어에서 자주 어긋나는 표현들

마감을 앞두고 정산 내역을 정리하다가, 해외 파트너사에 메일을 쓰기 시작합니다. "리스크가 있다", "정산이 안 맞는다", "규정상 안 된다" 같은 말은 한국어로는 1초면 나오는데, 영어로 옮기려는 순간 손이 멈추죠. 사전을 찾아 risk, settlement, regulation 같은 단어는 금방 나오는데, 그 단어를 어떻게 문장에 앉혀야 할지가 막막합니다.

문제는 단어가 아니라 동사와 문장 구조입니다. 금융·무역·컴플라이언스 실무 영어는 특정 동사, 특정 전치사, 특정 시제가 거의 관용처럼 굳어져 있어요. 이걸 모르고 한국어를 직역하면, 뜻은 통하지만 "이 사람 실무 안 해봤구나" 싶은 티가 나버립니다.

오늘은 실무자들이 매일 쓰면서도 자주 어긋나는 표현 다섯 가지를 골랐습니다. 그냥 "이게 자연스러워요"로 끝내지 않고, 왜 그런지 문법으로 짚어드릴게요. 읽고 넘기지 말고, 마지막엔 직접 한 문장 써보시길 권합니다. 눈으로 본 표현과 손으로 써본 표현은 남는 게 완전히 다르거든요.

"리스크가 있다"는 have가 아니라 다른 동사를 부릅니다

한국어 "리스크가 있다"를 그대로 옮기면 There is a risk나 We have a risk가 됩니다. 틀린 문장은 아니에요. 다만 실무 메일에서는 리스크를 '떠안다', '노출되다', '겪는다'는 뉘앙스로 더 정확하게 씁니다. 특히 be exposed to는 금융 문서에서 거의 표준 표현이에요.

이렇게 쓰기 쉽죠“We have a risk about the exchange rate.”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We are exposed to foreign exchange risk.”
risk는 관사 없이 쓰는 경우가 많고, about보다 exposed to가 실무 관용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봐주세요. 첫째, have a risk보다 be exposed to가 자연스러운 이유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가 아니라 '어떤 위험에 놓여 있다'는 상태를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be 동사로 상태를, exposed to로 노출 대상을 연결하는 거죠. 둘째, foreign exchange risk처럼 관사 없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한 하나의 리스크가 아니라 리스크라는 범주 전체를 가리킬 땐 관사를 붙이지 않아요.

리스크를 '줄인다'고 할 때도 reduce the risk가 자연스럽고, '관리한다'는 manage risk입니다. mitigate risk도 컴플라이언스 문서에서 자주 보이는데, reduce보다 조금 더 격식 있는 느낌이에요.

"정산이 안 맞는다"는 be 동사로 상태를 말합니다

정산 얘기를 할 때 한국어 감각으로 "숫자가 안 맞아요"를 The number is not correct로 쓰기 쉬운데, 실무에서는 '대사가 안 된다', '일치하지 않는다'는 뜻의 reconcile을 씁니다. 정산·회계 맥락에서 reconcile은 '맞춰본다, 대사한다'는 핵심 동사예요.

이렇게 쓰기 쉽죠“The settlement number is not same with the invoice.”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The figures don't reconcile with the invoice.”
same은 형용사라 be동사가 필요하고, be the same as가 정확한 형태입니다

before 문장에는 흔한 실수가 두 개 있습니다. same은 형용사라서 앞에 be동사가 오고, '~와 같다'는 same as로 쓰는 게 맞습니다. is not same with가 아니라 is not the same as죠. 그런데 정산 맥락에서는 아예 reconcile이라는 동사를 쓰는 게 더 실무적입니다. reconcile은 자동사로 "don't reconcile(맞아떨어지지 않는다)"처럼 쓸 수도 있고, 타동사로 "reconcile the accounts(계정을 대사하다)"처럼 쓸 수도 있어요.

또 하나, number보다 figures를 씁니다. 금액이나 수치를 통칭할 땐 복수형 figures가 자연스럽거든요. 이런 건 사전만 봐서는 절대 안 잡히는 감각입니다.

"규정상 안 된다"는 사람이 아니라 규정을 주어로

컴플라이언스 메일에서 "규정상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를 We can't do that because of the rule로 쓰면 뜻은 통하지만 딱딱하고 어색합니다. 영어 실무 문서는 규정 자체를 주어로 세워서 "규정이 그것을 금지한다" 또는 "규정이 요구한다"는 구조를 자주 씁니다.

이렇게 쓰기 쉽죠“We can't do it because our company rule doesn't allow.”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Our compliance policy doesn't permit this.”
allow는 목적어가 필요한 타동사라 doesn't allow만 쓰면 어색합니다

before의 가장 큰 문제는 allow가 타동사인데 목적어가 없다는 점입니다. doesn't allow까지만 쓰면 "무엇을 허용 안 하는지"가 비어 있어요. allow는 반드시 뒤에 대상이 와야 합니다. after에서는 permit this처럼 목적어 this를 붙였죠.

그리고 rule보다 policy가 회사 규정을 가리킬 때 더 적절합니다. rule은 좀 더 단순한 규칙, policy는 조직 차원의 방침이라는 뉘앙스거든요. permit은 allow보다 격식 있는 표현이라 컴플라이언스 문서에 잘 어울립니다.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서 단어 하나 바꾸면 문장 전체 톤이 달라져요.

"확인 부탁드립니다"의 확인은 상황마다 동사가 다릅니다

무역 실무에서 "확인해 주세요"만큼 자주 쓰는 말도 없죠. 그런데 이걸 전부 check로 쓰면 안 됩니다. 단순히 살펴봐 달라는 확인, 사실 여부를 재확인하는 확인, 공식적으로 승인·확정하는 확인이 다 다른 동사를 쓰거든요.

이렇게 쓰기 쉽죠“Please check the payment is done correctly.”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Please confirm that the payment has been processed.”
완료된 결과를 짚을 땐 현재완료(has been)가 자연스럽습니다

check는 "한번 봐주세요" 정도의 가벼운 확인입니다. 하지만 결제가 제대로 처리됐는지 공식적으로 확인받고 싶을 땐 confirm이 맞아요. "확정·재확인해 달라"는 뜻이 담기거든요.

시제도 봐주세요. before는 is done인데, after는 has been processed입니다. 결제가 '이미 처리 완료되어 지금까지 그 상태다'라는 걸 표현하려면 현재완료가 자연스럽습니다. 단순 과거(was processed)를 쓰면 그냥 과거 어느 시점의 일로 끊겨버리는 느낌이라, 결과가 지금 유효한지 묻는 실무 상황과는 살짝 어긋나요. verify도 있는데, 이건 사실이나 진위를 검증한다는 뉘앙스라 신원 확인이나 서류 대조 같은 맥락에 씁니다.

"일정이 밀렸다"는 미묘한 뉘앙스가 관건입니다

프로젝트나 선적 일정이 지연됐을 때 "일정이 밀렸어요"를 The schedule is pushed로 쓰면 어딘가 어색합니다. 지연을 표현하는 동사는 상황에 따라 delay, postpone, push back이 갈리는데, 특히 격식과 능동·수동의 감각이 중요해요.

이렇게 쓰기 쉽죠“The shipment schedule is pushed to next week.”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The shipment has been delayed until next week.”
의도적 연기는 postpone, 어쩔 수 없는 지연은 delay를 씁니다

여기서 핵심은 delay와 postpone의 차이입니다. postpone은 "우리가 일부러 뒤로 미뤘다"는 의도적 연기예요. 회의를 다음 주로 미루는 건 postpone이 맞습니다. 반면 delay는 문제나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늦어졌다"는 뉘앙스입니다. 선적이 통관 문제로 지연됐다면 delay가 정확하죠.

또 has been delayed처럼 수동태를 쓴 이유는, 누가 지연시켰는지보다 '지연됐다는 상태'에 초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 메일에서 책임 소재를 굳이 드러내지 않고 상황만 전달하고 싶을 때 이 수동 구조가 아주 요긴해요. 그리고 to next week보다 until next week가 자연스럽습니다. 어느 시점까지 미뤄졌다고 할 땐 until을 쓰거든요.

이런 뉘앙스 차이는 단어장을 백 번 외워도 손에 안 붙습니다. 실제 메일을 쓰면서 "여기선 delay였구나, postpone이 아니었구나"를 한 번 겪어봐야 남아요.

오늘 다섯 문장을 읽으면서 "아, 이거 내가 매일 틀리던 거네" 싶은 게 하나쯤 있었길 바랍니다. 실무 영어의 어려움은 어려운 단어를 몰라서가 아니라, 쉬운 동사를 어디에 어떻게 앉힐지 감이 없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리고 그 감은 눈으로 읽는 걸로는 안 생기고, 직접 써봐야 붙습니다.

읽는 사람은 많아도 쓰는 사람은 드뭅니다. 오늘 이 중 한 문장이라도 골라서, 내 업무 상황에 맞게 직접 영작해 보세요. 그렇게 손으로 써본 문장만 다음 메일에서 자연스럽게 튀어나옵니다.

읽었으면, 한 번 써 보세요.

한글 해석을 보고 직접 영작하면 AI가 문장마다 왜 그렇게 쓰는지 짚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