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첨삭받을 때마다 빨간 줄, 왜 매번 같은 곳일까요

토플 라이팅 연습을 하다 보면 이상한 순간이 옵니다. 분명히 문법은 다 맞는 것 같은데, 첨삭을 받으면 늘 비슷한 자리에 빨간 줄이 그어져 있어요. "어색하다"는 코멘트는 붙어 있는데, 왜 어색한지는 안 적혀 있고요.
유학 지원 에세이도 마찬가지예요.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한데, 영어로 옮기면 어딘가 딱딱하거나 반대로 너무 가벼워집니다. 원어민 친구한테 봐 달라고 하면 "여기 좀 이상한데 왜인지는 모르겠어"라는 답이 돌아오죠. 고쳐 주긴 하는데, 다음번에 또 같은 실수를 합니다.
문제는 '왜'를 모른다는 거예요.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고쳐 주는 사람은 많아도, 왜 그 단어가 그 자리에 와야 하는지 한국어로 설명해 주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오늘은 시험·유학 에세이에서 특히 자주 어긋나는 다섯 지점을 골라, 왜 그렇게 써야 하는지까지 같이 짚어 볼게요.
1. "나는 ~라고 생각한다"를 계속 I think로 시작할 때
에세이에서 자기 의견을 말할 때 습관적으로 I think를 앞에 붙이는 분이 많아요. 틀린 문장은 아닙니다. 다만 학술적인 글에서 I think가 반복되면 주장에 힘이 빠져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하고 계속 단서를 다는 느낌이 되거든요.
여기서 핵심은 격식 뉘앙스예요. arguably나 clearly 같은 부사, 혹은 아예 단정형으로 쓰면 주장이 더 무게감 있게 들립니다. 의견을 꼭 표시하고 싶다면 In my view나 It seems that처럼 조금 더 격식 있는 표현으로 바꿔 주세요. I think는 회화에선 자연스럽지만 시험 에세이에선 남발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2. 자동사와 타동사를 헷갈릴 때
우리말은 조사로 목적어를 표시하지만, 영어는 동사 자체가 목적어를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정해져 있어요. 이걸 모르면 전치사를 넣어야 할 자리에 안 넣거나, 반대로 넣지 말아야 할 자리에 넣게 됩니다.
affect는 타동사라서 뒤에 목적어가 바로 옵니다. to를 넣으면 오히려 틀려요. 반대로 "~에 영향을 미치다"를 자동사로 쓰고 싶다면 have an effect on을 씁니다. affect(동사)와 effect(명사)를 혼동하는 것도 시험에서 흔한 실수예요. discuss도 마찬가지입니다. discuss about the topic이 아니라 discuss the topic이 맞아요. 동사를 외울 때 뜻만 외우지 말고, 목적어를 바로 받는지 전치사가 필요한지까지 같이 기억해 두세요.
3. 관사 하나로 문장 뉘앙스가 바뀔 때
한국어에는 관사가 없어서, a와 the의 차이를 감으로 찍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 작은 단어가 문장의 의미를 바꿉니다. 특히 에세이에서 일반론을 말할 때 관사를 잘못 쓰면 뜻이 좁아져요.
일반론을 펼칠 땐 무관사 복수형(Students)이 가장 깔끔합니다. A student로 시작하면 "어떤 한 학생"으로 좁게 읽힐 수 있어요. 그리고 the time은 "그 시간"이라는 특정 시간을 가리키게 되니, 여기선 their time으로 바꿔야 "자기 시간"이라는 의미가 살아납니다. 관사는 문법 규칙이라기보다 화자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알려 주는 신호예요. 이미 정해진 것인지, 처음 언급하는 것인지, 일반론인지를 먼저 생각하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4. 시제로 "이미 끝난 일"인지 "지금까지 이어지는 일"인지 구분할 때
과거형과 현재완료형을 섞어 쓰는 것도 자주 보이는 실수예요. 특히 경험이나 성과를 서술하는 유학 에세이에서 많이 나옵니다. 둘 다 과거를 말하는 것 같지만, 시점의 초점이 완전히 달라요.
과거형(studied, changed)은 "그때 있었던 일, 지금은 끝난 일"에 초점을 둡니다. 반면 현재완료(has broadened)는 "그 경험의 영향이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뉘앙스예요. 유학 에세이에서 "이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다면 현재완료가 훨씬 잘 맞습니다. 단, 구체적인 과거 시점(in 2023, last year)을 함께 쓰면 반드시 과거형을 써야 해요. 시제는 '언제 일어났나'만이 아니라 '지금과 어떤 관계인가'를 함께 담는다는 점을 기억하면 도움이 됩니다.
5. be동사와 일반동사를 겹쳐 쓸 때
기초처럼 보이지만, 급하게 쓰다 보면 의외로 자주 나오는 실수예요. be동사와 일반동사를 한 문장에 같이 넣어 버리는 거죠. 특히 "~하는 것을 좋아한다"처럼 동사가 두 개 필요해 보이는 문장에서 헷갈립니다.
한 절에는 동사가 하나만 옵니다. is affects처럼 be동사와 일반동사가 겹치면 안 돼요. 여기서는 is that 구문으로 정리하면 깔끔합니다. 그리고 The reason is because도 흔한 실수인데, reason과 because가 "이유"라는 뜻으로 중복되니 The reason is that으로 써야 맞아요. be동사는 상태나 정체를 말할 때, 일반동사는 동작을 말할 때 쓴다는 기준을 잡아 두면 이런 겹침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는 한 번 알았다고 바로 안 틀리게 되는 게 아니에요. 손이 기억할 때까지 직접 써 봐야 몸에 붙습니다. 첨삭받은 문장을 그냥 읽고 넘기지 말고, 왜 그렇게 고쳐졌는지 한 줄로 적어 두면 다음에 같은 자리에서 멈칫하게 돼요. 그 멈칫하는 순간이 실력이 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오늘 배운 것 중 하나만 골라, 지금 쓰고 있는 에세이 문장에 적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