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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 진행 상황 공유 메일, 매번 같은 문장으로 도는 이유

2026-09-08
딜 진행 상황 공유 메일, 매번 같은 문장으로 도는 이유

금요일 저녁, 딜 상태를 공유하는 메일을 또 씁니다. "We are still working on the diligence." 지난주에도 이 문장을 썼고, 그 전주에도 썼습니다. 진행 상황은 분명히 달라졌는데, 문장은 똑같습니다.

문제는 영어 실력이 아니라, 상태를 옮기는 문장이 늘 같은 자리에 고여 있다는 겁니다. 실사가 어디까지 왔는지, 어디서 막혔는지, 언제 풀리는지. 이 셋을 구분해서 쓰지 못하면, 고객 입장에선 매주 같은 메일을 받는 셈입니다. 진행이 없어 보이거나, 관리가 안 되는 것처럼 읽히죠.

오늘은 딜 진행 상황을 알리는 메일에서 자주 미끄러지는 문장 다섯 가지를 봅니다. 타임라인을 좁히고, 실사 상태를 정확히 쓰고, 지연 사유를 방어적으로 들리지 않게 옮기는 방법입니다.

"아직 진행 중"이 매번 같아지는 건, 동사가 멈춰 있어서예요

실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을 매주 "still working on"으로만 쓰면, 상태 변화가 문장에 담기지 않습니다. be동사로 상태만 반복하지 말고, 무엇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완료·진행으로 나눠 쓰세요.

이렇게 쓰기 쉽죠“We are still working on the due diligence.”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We've completed the financial and legal review, and tax diligence is now underway.”
still working on은 진행만 알리고, 어디까지 왔는지는 못 알림.

before는 "우리는 아직 하고 있다"는 상태 서술이라 지난주와 구분이 안 됩니다. after는 완료된 부분(have completed)과 진행 중인 부분(is underway)을 나눠서 상태의 변화를 문장에 담습니다. 여기서 have completed는 '이미 끝나 지금 결과가 남아 있다'는 현재완료라, 진척을 보고할 때 적절합니다. underway는 '이미 시작돼 돌아가는 중'이라는 뜻으로, in progress보다 실무 메일에서 담백하게 자주 쓰입니다.

타임라인은 "언제쯤"이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를 씁니다

지연이 잦은 딜일수록 날짜를 못 박기 부담스러워 "soon" "shortly"로 얼버무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은 고객이 관리 계획으로 읽지 못합니다. 시점을 조건이나 기준에 걸어서 쓰면, 확답이 아니어도 통제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이렇게 쓰기 쉽죠“We will send the draft SPA soon.”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We expect to circulate the draft SPA by end of next week, subject to the seller's confirmation on the escrow terms.”
soon 대신 by + 시점 + subject to + 조건.

before의 soon은 시점이 없어서 계획으로 안 읽힙니다. after는 by end of next week으로 기준 시점을 주고, subject to로 그 시점이 어디에 달려 있는지 조건을 답니다. 확답을 피하면서도 무책임하게 들리지 않죠. circulate는 여러 관계자에게 문서를 돌린다는 뜻으로, send보다 딜 서류 배포 맥락에 맞습니다. expect to는 will보다 한 톤 낮은 예상이라, 변수 있는 타임라인에 알맞습니다.

지연을 알릴 땐, 이유보다 다음 조치를 앞세우세요

지연 사유를 먼저 길게 쓰면 변명처럼 읽힙니다. because로 시작하는 순간 방어 태세가 됩니다. 사실을 짧게 말하고, 바로 다음에 무엇을 할지를 붙이면 지연이 관리 대상으로 바뀝니다.

이렇게 쓰기 쉽죠“The closing is delayed because the counsel is late in reviewing the disclosure schedules.”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The closing timeline has slipped by roughly a week. We're working with counsel to finalize the disclosure schedules and will confirm a revised date by Thursday.”
because로 이유부터 쓰지 말고, 사실 + 조치로.

before는 because로 원인을 앞세워 남 탓처럼 들립니다. after는 has slipped로 지연 사실을 먼저 담담하게 말하고, We're working with, will confirm으로 이쪽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slip은 일정이 뒤로 밀린다는 뜻으로, delay보다 부드럽고 실무에서 자연스럽게 쓰입니다. roughly는 정확한 수치를 못 박기 어려울 때 '대략'을 담아, 과장 없이 여지를 둡니다.

"고객이 뭘 해줘야 하는지"는 자·타동사로 정확히 짚습니다

메일 끝에 다음 액션을 요청할 때, 자동사와 타동사를 헷갈리면 누가 무엇을 하는지가 흐려집니다. 특히 respond와 confirm은 자주 뒤섞입니다.

이렇게 쓰기 쉽죠“Please respond the term sheet by Friday so we can proceed.”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Please review and confirm the term sheet by Friday so we can proceed to signing.”
respond는 자동사 — respond to가 맞음. 요청엔 confirm이 더 정확.

respond는 자동사라 뒤에 목적어를 바로 붙일 수 없고, respond to the term sheet로 써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진짜 필요한 건 "회신"이 아니라 "확인"이라, confirm이라는 타동사로 바꾸는 편이 정확합니다. confirm the term sheet는 문서를 검토하고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분명히 담죠. proceed도 자동사라 proceed to signing처럼 전치사가 필요합니다. 목적어를 어디에 붙이느냐가 흐려지면, 상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묻게 됩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같은 톤으로 쓰면, 신뢰가 흔들립니다

진척과 지연을 한 메일에 담을 때, 둘을 같은 무게로 나열하면 고객은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관사와 연결어로 무엇이 큰 그림이고 무엇이 예외인지를 구분해 주세요.

이렇게 쓰기 쉽죠“The diligence is on track. There is a delay on the regulatory approval.”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The diligence is broadly on track. The one open item is regulatory approval, which we expect to clear within two weeks.”
a delay와 the one open item — 관사로 예외의 무게를 조절.

before는 두 문장을 나란히 놓아, 진척과 지연이 같은 크기로 읽힙니다. after는 broadly on track으로 큰 그림을 먼저 정리하고, The one open item으로 지연을 '유일하게 남은 한 건'으로 좁힙니다. 여기서 정관사 the와 one의 조합이 "이것 하나만 빼면 다 됐다"는 무게를 만듭니다. clear는 승인·심사가 통과된다는 뜻의 자동사로, regulatory approval과 자주 붙습니다. 같은 사실이라도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고객의 온도가 달라집니다.

딜 상태 메일이 매주 같아지는 건, 상황이 안 바뀌어서가 아니라 상황을 옮기는 문장이 고여 있어서입니다. 완료와 진행을 나누고, 시점을 조건에 걸고, 지연 뒤에 조치를 붙이는 것. 이 세 가지만 손봐도 같은 딜이 다르게 읽힙니다.

이렇게 직접 고쳐 쓴 문장은 다음 딜에서도 그대로 꺼내 쓰게 됩니다. 검색해서 찾은 표현은 그 자리에서 잊히지만, 내가 한 번 써 본 문장은 남습니다. 오늘 보낸 상태 메일 한 통을 다시 열어, 위의 다섯 자리만 바꿔 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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