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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영어, "담당자 바꿔주세요"부터 꼬이는 이유

2026-10-02
전화 영어, "담당자 바꿔주세요"부터 꼬이는 이유

전화벨이 울리고, 영어로 받아야 하는 순간. 머릿속에서 문장을 다 만들어뒀는데도 막상 입이 떨어지면 이상하게 꼬입니다. 메일은 몇 번이고 고쳐 쓸 수 있는데, 전화는 그게 안 되죠. 상대 목소리가 들리는 그 몇 초 안에 뭔가를 말해야 하니까요.

특히 전화 영어는 첫 30초에서 승부가 갈립니다. 내가 누구고, 누구를 찾고, 왜 전화했는지. 이 세 가지를 매끄럽게 넘기지 못하면 그 뒤로는 계속 밀립니다. 상대가 빠르게 되받으면 당황하고, 당황하면 더 안 들리고, 안 들리면 되묻지도 못하고 그냥 "yes, yes" 하다 끊게 되거든요.

오늘은 그 첫 30초를 문장으로 붙잡아 보려고 합니다. 오프닝, 담당자 연결 요청, 그리고 안 들릴 때 되묻는 법. 거창한 비즈니스 관용구가 아니라, 왜 이 문장이 자연스럽고 저 문장은 어색한지를 짚어볼게요.

"저 김입니다"를 영어로 옮기면 왜 뚝 끊길까

전화를 받거나 걸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자기소개. 한국어 "저 김입니다"를 그대로 옮기려다 보면 문장이 짧게 뚝 끊깁니다. 전화에서는 내 이름뿐 아니라 '어디 소속인지'를 같이 붙여줘야 상대가 상황을 잡거든요.

이렇게 쓰기 쉽죠“Hello, I am Kim. I call about the invoice.”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Hi, this is Jisu Kim from the finance team. I'm calling about the invoice.”
전화에서 자기를 밝힐 때는 I am이 아니라 this is를 씁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be 동사의 선택입니다. 얼굴을 맞대고 "저는 김지수입니다"라고 할 땐 I am Jisu Kim이 맞지만, 전화에서 "저 김지수인데요"는 관용적으로 this is를 씁니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를 '지금 말하는 이 사람'으로 가리키는 표현이에요. 원어민에게 I am은 어색하게 들립니다.

그리고 I call이 아니라 I'm calling인 이유. call을 단순 현재로 쓰면 '나는 (평소에) 전화한다'는 습관의 뜻이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진행 중인 행동은 현재진행형 I'm calling이 자연스럽죠. 전화 목적을 밝히는 거의 모든 오프닝이 I'm calling about 또는 I'm calling to로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담당자 바꿔주세요"가 명령처럼 들리는 자리

담당자 연결을 부탁할 때 제일 많이 꼬입니다. "바꿔주세요"를 change로 옮기는 분이 정말 많은데, 전화에서 사람을 연결하는 건 change가 아니라 전혀 다른 표현을 씁니다.

이렇게 쓰기 쉽죠“Please change to the person in charge of billing.”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Could I speak to the person who handles billing, please?”
전화 연결은 change가 아니라 speak to입니다.

change는 '무언가를 다른 것으로 바꾼다'는 뜻이라, 사람을 연결해달라는 상황에는 맞지 않습니다. 전화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건 speak to someone 또는 put me through to someone이에요.

the person in charge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소 딱딱하고 '책임자, 윗사람'을 부르는 뉘앙스가 섞입니다. 일상 업무에서 특정 일을 '맡아서 처리하는 사람'은 the person who handles로 푸는 게 부드럽습니다. 여기서 handle은 타동사라 뒤에 바로 목적어(billing)가 와요. handle about처럼 전치사를 끼우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Could I로 여는 것. Please change는 명령문에 please만 붙인 꼴이라 정중한 척하지만 실은 지시처럼 들립니다. Could I speak to...?처럼 질문 형태로 열면 상대에게 선택지를 주는 모양이 돼서 훨씬 공손해집니다.

"자리에 없어요"를 들었을 때, 다음 한마디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는 답을 들으면 그다음이 막힙니다. 메모를 남길지, 다시 걸지를 정해야 하는데 이 짧은 문장이 안 나와서 "ah... ok... bye" 하고 끊게 되죠.

이렇게 쓰기 쉽죠“He is not here. I will call again later, ok?”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No problem. Could you let him know I called? I'll try again this afternoon.”
상대가 없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 한 마디(No problem)를 먼저 붙이면 대화가 매끄러워집니다.

빈 공백을 메우려 "ok?"를 붙이면 자신 없어 보입니다. 대신 No problem이나 That's fine 같은 짧은 반응을 먼저 넣으면 당황하지 않은 사람처럼 보여요.

Could you let him know I called는 "제가 전화했다고 전해주시겠어요?"입니다. let someone know는 '~에게 알려주다'로, 전화 메모를 부탁할 때 가장 흔한 표현이에요. tell him I call이라고 하기 쉬운데, 전화한 건 이미 지나간 일이니 과거형 I called가 맞습니다. 시제를 틀리면 '전화할 거라고 전해줘'처럼 읽힐 수 있어요.

try again을 쓴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call again보다 try again이 더 자연스러운데, '연결 안 됐으니 다시 시도해보겠다'는 뉘앙스가 담기거든요.

안 들릴 때, "다시요?"로 멈추지 않기

전화 영어에서 제일 아픈 순간. 상대 말이 빨라서, 혹은 연결이 끊겨서 못 알아들었을 때입니다. 이때 많은 분이 "Sorry?" 하나로 버티거나, 민망해서 못 알아들은 채 넘어갑니다. 그런데 "Sorry?"만 반복하면 상대는 '뭘 못 들었는지' 모른 채 똑같은 속도로 다시 말해요.

이렇게 쓰기 쉽죠“Sorry? Again please?”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Sorry, could you say that again a bit more slowly?”
무엇을 원하는지(천천히, 다시)를 문장에 담으면 상대가 맞춰줍니다.

Again please는 문장이 아니라 토막이라 다급하게 들립니다. 되묻기도 하나의 요청이니 Could you로 문장을 갖춰주는 게 좋아요. 그리고 핵심은 say that again a bit more slowly처럼 '어떻게 다시 말해줄지'를 지정하는 겁니다. a bit은 '조금'이라는 완충 표현으로, 너무 직접적으로 "slowly!"라고 하면 다그치는 느낌이 나는데 a bit more slowly는 부드럽게 요청하는 뉘앙스를 만들어요.

특정 단어만 놓쳤을 땐 이렇게도 되묻습니다.

이렇게 쓰기 쉽죠“What? I don't understand the number.”
이렇게 쓰면 자연스러워요“Sorry, could you repeat the order number? I didn't catch the last part.”
어디를 못 들었는지 콕 집으면 상대가 그 부분만 다시 말해줍니다.

What? 하나면 상대는 처음부터 다시 말합니다. 그럼 또 같은 속도에 또 놓치죠. 못 들은 지점을 the last part처럼 좁혀주면 상대도 그 부분만 또박또박 말해줍니다. didn't catch는 '(소리를) 못 잡았다, 못 알아들었다'는 뜻으로, don't understand(이해가 안 된다, 내용을 모르겠다)와 다릅니다. 숫자가 안 들린 거면 understand가 아니라 catch가 정확해요.

왜 전화만 유독 안 느는가

눈치채셨겠지만, 위 문장들은 하나같이 특별히 어려운 단어가 없습니다. this is, calling, speak to, let me know, catch. 다 아는 단어죠. 그런데 왜 전화에서는 안 나올까요.

읽을 때는 보이는 문장을 이해만 하면 되지만, 전화는 그 문장을 '내 입으로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읽어서 아는 것과 써서 아는 것은 다른 능력이에요. speak to를 백 번 읽어도, 직접 "Could I speak to..."라고 써보지 않으면 전화기 앞에서 change가 먼저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전화 상황은 특히 미리 써보는 연습이 효과가 큽니다. 오늘 받을 전화, 오늘 걸 전화를 떠올리고 "저 김인데요, 결제 건으로 전화드렸어요"를 한국어로 적은 다음 영어로 직접 옮겨보는 거죠. 영작만에서는 이렇게 쓴 문장을 왜 this is인지, 왜 calling인지 한국어로 짚어주는 문장 단위 첨삭을 받을 수 있고, 발음이 걱정되면 완성된 문장을 소리로 들어보며 입에 붙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쓴 문장이 그대로 저장돼서, 다음에 비슷한 전화를 받기 전에 복습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전화 영어는 머리가 아니라 입의 속도 싸움입니다. 그 속도는 미리 써본 문장의 개수만큼 빨라져요. 오늘 받을 전화 한 통, 그 첫 30초를 한 문장만 미리 써두세요. 그 한 문장이 다음 통화에서 먼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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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해석을 보고 직접 영작하면 AI가 문장마다 왜 그렇게 쓰는지 짚어 줍니다.